E3 시연 영상을 본 이후 관심을 갖게 된 타이틀. 적극적인 공포물에는 약한 편이긴 했는데, 이 게임은 공포라기 보다는 스릴러에 더 가까운 구성이었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엔딩을 볼 수 있었다. 사일런트 힐 스타일의 게임이긴 하지만, 그것 보다는 부담이 덜했다. 적 캐릭터들을 상대하는 방식은 신선한 편이었지만, 그것 밖에 없었다는 점은 한계. 적의 수라던가 종류가 다양하지 않은 것에 비해서는 액션의 비중이 높았다. 중간중간 연출이 좋은 스테이지도 있었지만, 액션 구조는 거의 동일한 형태로 이어지는 점은 애매. 하지만, 에스컬레이션 없이 그 정도의 선만 지킨 덕분에 엔딩까지 큰 어려움 없이 나아갈 수 있었다. 일반적인 난이도라면 그렇게 무기를 아낄 필요도 없다. 에피소드가 끝날 때 마다 소지한 무기들이 모두 초기화되기 때문. 총탄을 제한하는 식으로 조여오는 이런 스타일의 게임에서는 의식적으로 무기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그런 걸로 압박하려는 의도의 게임은 아니었다.

오리하라 이치가 쓴 도착의 론도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는 앨런 웨이크의 스토리 구조는 복잡한 듯 단순한 듯 이리저리 꼬여있는데, 이런저런 설정과 자료들을 다양하게 제공한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 시나리오를 갖춘 게임이라고 단언하긴 힘들다. 바로크 같은 게임이 생각나게 되지만, 앨런 웨이크는 바로크와 비교해야 할 정도로 애매한 타이틀은 아니다. 조금은 더 잘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타이틀에 더 가깝다. 그렇게 오래 만들었으면서.... 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