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레벨디자인은, 도전을 즐기게 만든다. 대전게임에서는 적AI가 너무 잘하면, 도전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잘못된 디자인이라고 느낄 때도 많다. 방어를 유난히 잘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회피를 너무 잘하는 경우에도, AI의 설계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된다.

그런 면에서 블러드본은 좋은 레벨 디자인을 갖춘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적이 유난히 회피를 잘 하는 것도 아니며, 가드를 잘해서 정확한 타이밍을 노려야만 하는 게임도 아니다. 적의 움직임은 대체적으로 패턴화가 이루어져 있어서, 움직임을 계산하기에 수월하다. 거의 일정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단조롭게 보일 수도 있는 구성이지만, 적의 배치와 공간 디자인이 좋고, 단순하게 반복하고 있는 듯한 움직임이지만, 위력이 강하다.

한 번의 공격을 더 하면 될 것 같은 순간에 항상 실패하게 되며, 여러 적을 동시에 잡으려고 달려들 때마다 실패하게 되는 구성. 보스는 그 보다 더 힘들게 상대해야만 하지만, 상대하다 보면 빈틈을 확실하게 발견할 수 있다. 밸런스, 혹은 디자인이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전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