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를 통해 응모할 수 있었던 이벤트. 패미컴 20주년 달력의 경우는 일종의 꽝 상품이기 때문에 구하기 힘든 것은 아니다. 이벤트를 하던 시기에 나온 게임들에 있는 스티커를 붙여서 엽서로 보내기만 하면 끝. 하나만 보내면 상품 추첨 기회를 얻는 정도이지만, 2개의 스티커를 모두 붙이면, 상품 추첨기회도 늘어나고(라지만 가능성은 낮음), 달력도 100%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좋다. 불행하게도, 이 시기에 구입한 관련 게임은 3개였기 때문에 100% 받는 달력은 하나만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이벤트 상품은 전부 실패.

레트로 이미지를 달력에 구현했지만, 언제나 유행하는 레트로 감성이 승리한 탓인지, 상당히 감각적인 인상이다. 전원에게 나눠주는 달력 치고는 생각보다 큰 편이어서 좋았다. 에셔의 일력을 이용하고 있지만, 역시 벽에 붙어있는 달력만큼 날짜를 확인하기 쉬운 것도 없다. 휴대전화기에 항상 나와있는 게 날짜와 시간이라지만, 그리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닌텐도의 다양한 패미컴 타이틀을 토대로 레이아웃을 만들어냈으며, 닌텐도 이외의 제작사 타이틀도 있다. 그런데, 패미컴 발매 20주년 기념 달력임에도 불구하고, SQUARE ENIX 타이틀은 예외적으로 최신 타이틀을 집어넣었다는 것이 인상적. 과거의 스퀘어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선 현재의 스퀘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FC, SFC 시절의 스퀘어를 부정하는 것일까? 생각을 복잡하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달력에 나온 스퀘어 에닉스의 2개 타이틀은 모두, 닌텐도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타이틀이니까. 그 타이틀들은 스퀘어 에닉스의 현재 모습일 뿐 아니라, 닌텐도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저, 현재 닌텐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지도 모른다.

닌텐도의 이 달력에는 마피도 등장하며, 솔바로우도 날아다니지만, 드래곤퀘스트가 없다는 것도 인상적. PS 시대 이후에 생겨난 그들에 대한 거리감은 여전한 것일까. 패미컴 시대의 가장 중요한 타이틀도 부정할 수 있는 닌텐도의 재미있는 이미지. 달력만으로 모든 건 판단할 수 없겠지만, 어찌되었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