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신보가 나올 때인가 같은 생각도 들지만, 수록곡들을 보면 의외로 늦게 나온 정규 앨범이란 생각도 드는 Perfume의 세번째 정규 앨범. 대체적으로 지난 앨범인 GAME 수록곡들이 강하게 훅을 치고 오는 반면, 이번 앨범의 경우는 그렇게 강하게 훅을 치고 오는 곡은 그리 없다.

지난 정규 앨범 이후 의외로 빠르게 나왔던 싱글인 love the world는 GAME의 큰 인기 후에 나온 곡이라 GAME의 영향권에 있는 곡이라 할 수 있는데, 이후의 싱글 전개를 통해 차츰 분위기를 바꿔가려는 경향이 보였다. 앨범 신곡들은 대체적으로 사운드에서 날카로움을 줄이고, 훅 보다는 흐름에 조금 더 중심을 두었다. love the world만 보면, GAME 스러운 후속 앨범이 나올 것 같았지만, 그와는 다른 방향의 앨범이 되었다.

Perfume은 나카타 야스타카의 음악 덕분에 메인스트림에 올라올 수 있었겠지만, 그 뿐 아니라 묘하게 독특한 안무와 이런저런 버라이어티에서의 이상한 모습들이 모두 모여서 시너지 효과를 얻은 그룹이기도 하다. 나카타의 음악에 휘둘리는 그룹이긴 하지만, 단지 나카타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캐릭터가 잡혀있기에 인기가 있는 팀이다 보니, 전 보다 더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할 것 같긴 하다.

앨범 수록곡 중에서는 Perfume의 이런저런 곡들에서 좋은 부분만 모아서 만든 것 같은 트랙인 the best thing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