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torante ASO는 지금까지 가본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다. 대략 1년만에 다시 방문을 하게 되었는데, 역시 많이 기대가 되었다. 여러 음식점을 방문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가장 좋은 메뉴를 선택할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런치 시스템이 바뀌어서 세 종류의 코스 중에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단일 코스 체제가 되어 있었다. 보다 확실한 음식들을 선보이겠다는 자세일 수도 있겠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태도일 수도 있다. 예전의 3단계 중 중간 단계 정도의 가격대로 단일화가 이루어졌는데, 작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효율이 좋아진 듯한 인상이랄까. 같은 가격의 작년 메뉴 보다는 조금 더 고급 재료를 쓰는 듯한 느낌이었다.

대체적으로 작년 만큼 아주 화려한 연출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각 요리 마다 한두종류 정도의 연출은 섞여있는 건 여전했다. 옥수수를 컵으로 씌운 상태로 나오고, 그 컵을 제대로 두면 거기에 옥수수 스프를 담아준다던가 하는 연출. 별 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보는 재미에 컵을 뒤집는 재미가 있다. 메인 파스타 역시 이런저런 토핑 재료와 면이 따로 나오는 식이었는데, 이렇게 따로 내면서도 면의 상태가 제법 좋은 느낌으로 유지가 되었다. 바닥에 깔려있는 프로슈토도 보기 좋았지만, 역시 존재감은 입체적인 치즈가 좋았다. 토마토가 아주 맛있었다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메인 고기요리는 큰 임팩트는 없었는데, 푸아그라를 조금 더 강조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작년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메뉴 중 하나가 디저트 웨건이었다. 그런데, 그게 올해의 새로운 런치에서 사라졌다. 대신 단품 디저트의 존재감이 좋아졌다. 선택할 수 있는 디저트 중에서 셔벳도 있었는데, 별다른 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무난하게 티라미수를 선택했었는데, 뒷 테이블에 나온 셔벳 그릇의 존재감이 너무 대단해서 메뉴 자체가 궁금하기도 했었다.

저렴한 곳은 아니지만,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코스란 점은 여전한데, 보다 더 좋은 코스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역시 디너를 한번은 경험해봐야만 할 것 같다.

Snow Leopard에서는 expose에도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는 expose가 이리저리 감각적으로 이곳저곳에 조각모으기를 하듯 펼쳐지는 스타일이었다면, Snow Leopard에서는 절도있게 정렬하는 느낌으로 펼쳐지는 스타일로 바뀌었다. 보는 즐거움 측면에서는 예전 게 더 재미는 있었지만, 실용성은 이번이 더 좋긴 하다. Expose 상태에서 스페이스 바를 누르면 롤오버된 창만 키워서 볼 수 있는데 이건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