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베어러는 Wii 발매 전부터 라인업에 올라와 있었던 FFCC의 최신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정보 공개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루어졌으며, 그 사이에 NDS로 새로운 FFCC 타이틀이 두개나 발매가 되기도 했었다. FFCC 자체는 스퀘어와 닌텐도의 빅딜에 의한 묘한 타이틀이었다고는 하지만, 컨셉은 멀티 플레이를 즐기기에 나쁜 타이틀은 아니었다. 다만, 멀티 플레이를 즐겨야만 제대로 된 시스템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벽으로 남았을 뿐이었다. 아주 큰 반향이 있었던 타이틀은 아니지만, NDS를 통해 나름대로는 세계관을 계속 이어왔으며, 결국 Wii로도 FFCC의 신작이 발매되었다.

게임큐브로 나왔던 FFCC는 게임큐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였던 GBA와의 연동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타이틀이다. 조금만 더 평범하게 컨셉을 잡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Wii로 나온 크리스탈 베어러 역시 그런 느낌이 든다. Wii 리모트 컨트롤러의 모션 포인팅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게임이 크리스탈 베어러였다. 일반적인 버튼 액션 위주로 흘러갔다면 조금 더 무난할 수도 있었던 게임이었다. 하지만, 사실상의 모든 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리모콘의 모션 포인터를 이용하여 낚시를 하듯 디바이스를 낚아채야만 했다. 일반적인 공격 방식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특수기로 이러한 모션 액션이 가미되었다면 밸런스가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모션 액션 위주로만 이끌어가다 보니 전투 자체도 까다롭고, 쾌적하게 다가가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좋은 세계관과 아트디렉션을 메인 시스템이 훼방을 놓고 있었다.

게임큐브판 FFCC에서는 그저 직업 특성을 위해 구분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던 종족들은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확실하게 세계관에 녹아들어가 있는 상황이며, 그 표현 방식도 나쁘지 않다. 그래픽의 표현도 제법 쓸만하다 보니, 조금 더 무난한 시스템을 도입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에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