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nes로 음원을 전부 관리하는 디지틀 시대가 도래한 이후로는 베스트 음반의 존재감은 많이 줄어들었다. 베스트 음반의 트랙 리스트를 이용해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면 그만이었기 때문. 물론, 이는 정규 앨범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 이루어지는 일이겠지만.

일본은 여전히 마이페이스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 iTunes 등의 디지틀음원매장들의 존재감이 더욱 커져가고 있는 상황. 그 덕분에 예전 만큼 싱글 컬렉션 같은 구조의 베스트 음반은 잘 나오지는 않는 편. 나온다 하더라도 리마스터링을 거친다던가, extend edit를 수록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차이를 둘 수 밖에 없었다.

Flash Best는 그러한 관점을 떠나서, capsule의 첫 베스트 음반이라는 점에 의의를 둔다. 다작으로 유명한 만큼 앨범 수도 아주 다채로운데, 그동안 베스트 혹은 컬렉션 앨범이 나온 적은 없었다. 곡 구성이 아주 신선하지는 않지만, 일단은 리마스터링이 이루어졌고, 너무 정규 앨범 트랙 위주로만 편성하지도 않았다.

물론 CD 보다는 DVD에 조금 더 관심이 가긴 했는데, 모모세 감독의 3연작이 모두 수록되어 있는 게 이례적. 그 영상들 때문에 지부리 DVD를 사게 되었을 정도였으니, 부록 DVD로서는 제법 쓸만한 구성인 셈. 요즘은 CD+DVD로 초회패키지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avex의 몇몇을 빼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컨텐츠로 DVD를 낭비하는 케이스가 많았으니, 이 케이스는 그런대로 충실하다고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