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5는 다크클라우드 같은 스타일의 게임을 만드는 RPG 전문 개발사라는 인상이 강했었다. 드래곤퀘스트8 외주개발사로 나름대로는 정점을 찍었다고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딱히 RPG 전문 개발사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레이튼 교수 시리즈 덕분. 뇌단련 시리즈의 대히트 이후에 나온 타이틀로, 어느 정도는 두뇌퍼즐붐을 타고 나온 게임이긴 했지만, 아류는 아니었던 게임이었다. 시기를 잘 타기도 했고, 화려한 캐스팅 등으로 인한 프로모션도 나름대로 잘 먹혀서 좋은 성과를 얻어냈다. NDS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타이틀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3DS에 이런저런 런칭타이틀이 있긴 하지만, 레이튼 교수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다른 타이틀들은 전통적인 프랜차이즈 타이틀이라는 인상이 강하다면, 레이튼 교수는 NDS로 처음 나온 신규 프랜차이즈였기 때문.

3DS의 3D 기능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며, 각 소프트에 대한 3D 평가도 어느 하나에 점수가 몰리지 않는 묘한 상황이라 할 수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이 타이틀의 3D 효과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집중이 잘 안 되는 느낌이었고, 릿지레이서는 나쁘지 않은 정도라는 느낌이었는데,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레이튼 교수가 묘하게 마음에 들었다. 셀 애니메이션에서 3D 효과를 잘 붙여서 내놓을 것이라고 생각을 안 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와닿았던 듯. Level5의 장기라고 볼 수 있는 셀셰이딩을 이 시리즈에도 처음 도입하였는데, 노하우가 있어서 그런지 캐릭터 표현이 잘 나왔다.

이미 무수한 시리즈가 나온 타이틀이라 그런지, 퍼즐 자체의 완성도라던가 방향성은 첫 작품을 만났을 때 만큼 인상적이진 않지만, 무난한 편. 전국무쌍이 오늘 배송될 듯 한데, 런칭 타이틀 중에서는 그래도 이 타이틀에 가장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시리즈 타이틀이라곤 하지만, 이식작이 아니라 신작이라는 점도 플러스라 할 수 있겠고, 적극적으로 3D를 활용해보고자 하는 연출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