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튼 교수 시리즈 네번째 작품. 반년에 하나씩은 나오는 것만 같았던(실제로는 1년에 하나 나오는 페이스였지만) 레이튼 교수 시리즈의 삼부작이 완결되는 게 시원섭섭하기도 했었는데, 재빠르게도 새로운 삼부작을 시작한다면서 새로운 타이틀을 내놓는 걸 보니, 이게 뭔가 싶어 관심이 멀어졌었다. 첫 삼부작은 모두 엔딩을 볼 정도로 집중해서 즐겼던 타이틀이었지만, 마신의 피리는 발매일에 맞춰 구입을 하지도 않았었다. 그러다가, 이후에 일본에 간 김에 이것저것 살 때 구입을 하긴 했지만, 대충 5문제 정도 풀 정도만 하다 말았었다.

새로운 삼부작이라는 형태로 나왔다는 점이 문제였다. 3DS 런칭 타이틀로 나왔던 기적의 가면을 클리어하였는데, 결말에서 무언가 모르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속극의 다음 편 같은 느낌은 아니었겠지만, 삼부작의 처음을 제대로 못해본 상태에서 가운데 타이틀을 즐긴 셈이었다. 그래서 뒤늦게 마신의 피리를 다시 잡게 되었고, 오늘 엔딩을 보았다.

기적의 가면을 접했을 때엔, 캐릭터들이 3D 모델링으로 바뀌어서 이런저런 움직임들이 조금 더 자연스러워졌다는 인상이었을 뿐, 비주얼 측면에서 획기적으로 나아졌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기적의 가면을 클리어한 후 마신의 피리를 잡아보니, 3DS의 스펙이 좋아지긴 했다는 결론. 해상도의 차이 덕분에, 그래픽에서의 인상이 제법 달랐다. 레이튼 시리즈를 처음 접할 때부터, 딱히 그래픽에 대한 불만은 없었던 타이틀이긴 한데, 기적의 가면을 즐긴 후에 다시 보니, 시대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스토리 흐름 자체는 역시 레이튼스러운 이야기. 퍼즐은 역시 1편 특유의 넌센스인 듯 아닌 듯한 느낌을 따라오지는 못하는 듯. 히라가나로 단어 입력해야 하는 문제들이 종종 보여서, 괜히 부담스럽기도 하고. 퍼즐은 다소 불만스러운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세계관이라던가 이야기의 흐름은 첫 삼부작 보다는, 이번이 더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다. 첫 세 작품은 딱히 이어지는 스토리라는 걸 의식하고 만든 타이틀이 아니었던 반면, 이번은 이리저리 스토리 라인을 이어가려는 느낌이 조금은 더 느껴지는 점이 마음에 든다. 확실하게 이야기가 끝나는 게 더 후련하긴 하겠지만, 세계관을 조금 더 굳건히 다져간다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