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S로 티어크라이스를 내놓은 이후, 환상수호전 프랜차이즈는 닌텐도 진영으로 옮겨간 것만 같았다. 정규 시리즈는 거치기로 낼 지 알 수는 없지만, 휴대기를 위하여 새로운 브랜드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 그런데, 환상수호전 신작은 PSP로 나왔다. 넘버링 타이틀은 아니고, 이어지는 100년의 시간이라는 부제를 붙인 외전 타이틀의 형태로.

게임 구조를 보면, 티어크라이스의 후속작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월드맵 스타일이라던가, 무기 관련 시스템이라던가, 백만세계 같은 설정도 그렇고.. 물론 인물 관련하여 세계관을 공유하는 건 없기 때문에, 정규 시리즈와도, 티어크라이스와도 그리 가깝지는 않은 타이틀이었다. 6인 파티제로 돌아왔고, 연계기도 조금은 더 전통적인 형태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겠지만, 딱히 RPG로서 그리 뛰어난 부분은 없다. 시리즈 자체가 108인의 동료 캐릭터라는 것, 그리고 그 덕분에 거대해지는 본거지가 있다는 것 이외에는, 시스템에서 그리 특별한 게 없는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RPG가 안 나와서, 할 게임 찾기가 힘들던 시기에 PS1로 내놓은 1편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았었고, 그 덕분에 계속해서 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이어오고 있다.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 3, 4, 5도 적극적으로 즐긴 편이었고, 티어크라이스도 30시간 이상 잡고 있었으니. 게다가, 이번 타이틀도 엔딩을 봤다. 최근에 엔딩 본 RPG가 거의 없었다는 걸 감안하면... 나름대로는 의미가 있었다고 봐도 될 듯. PSN 다운로드로 구매하여, PSVITA로 즐겼는데, 덕분에 카메라 조작을 우측 아날로그 스틱에 매핑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는 쾌적하게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