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er 7의 첫 발표 순간이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깊은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Killer 7의 새로운 트레일러를 보기 위하여(다른 목적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도쿄 게임쇼를 두어번 방문할 정도였었으니까. 스다 고이치 토크 이벤트에 참석한 적도 있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스타일의 게임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타이틀도 아니었기에, 보다 진지하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의 후속작을 내놓기를 기대했었다.

No More Heroes는 그런 기대를 어중간하게 충족시키는 타이틀이었고, 이후의 노선은 Killer 7 보다는 No More Heroes의 연장선상으로 봐야할 것 같은 시도가 더 많았었다. 그러한 스타일로도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래스호퍼였었다. 그러던 중 발표한 타이틀이 Killer is dead였다. 이 타이틀은 노 모어 히어로즈라던가 롤리팝 체인소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로 다가왔었는데, 약간의 Killer 7 느낌을 받기도 했었다. 그래서 기대 시작. Killer 7 때 만큼, 이런저런 자료들을 모은다던가, 트레일러를 찾아가면서 보거나 하지는 않았었는데, 그래서인지, 실제 나온 게임은 생각하던 것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형태로 나왔다.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려면, 아예 더 나아가도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연출도 이왕 하는 거 더 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지만, 어느정도 타협이 들어간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야마오카 아키라의 음악은 좋지만, 스다 고이치 게임하면 다카다 마사후미가 먼저 떠오르고,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라면 다카다가 맡는 쪽이 더 훅이 있었을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야마오카의 음악들도 분명, 그래스호퍼 스타일을 표현하려고 의식한 것 같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