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ttleground

from ASGARD

대략 2005년의 지금쯤 만들었던 곡을 다시 녹음해봤다. 파일 같은 걸 잘 안 지우는 편인 것에 비해, 과거 작업 파일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게 많다. 회사에서 작업했던 것들은 회사 컴퓨터에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메인 시스템을 맥으로 완전 전향하면서, 그 이전 PC의 데이터들은 대부분 잃어버렸던 것 같다. 게다가, 넥슨에 왔을 때 시퀀서를 여러 번 바꿔보는 시도를 하느라, 데이터가 꼬인 감도 있었고..

그런데, 넥슨 시절에 만든 음악 중에서 어쩌다 보니 아직도 가지고 있는 게 있는데, 로직으로 만든 아스가르드의 음악 여섯 곡이었다. 회사 그만두면서 회사에서 구입했던 파워맥을 집으로 들고왔기 때문에 데이터가 남아있었던 것. 이런저런 신스들의 이름이 바뀌면, 인식을 못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 때의 데이터는 로직10에서도 로드는 할 수 있었고, 몇몇 제대로 안 읽힌 트랙들은 임의로 음색을 새로 정하는 식으로 분위기를 바꾸어봤다. 메인 멜로디의 진행에 자신이 없어서, 묻어가는 음색으로 뒤로 뺐던 게 원곡이었는데, 그걸 보다 앞으로 보냈다는 게 이번 버전의 가장 큰 차이. 다만, 뒤에서 묻어가는 기분으로 퀀타이즈도 안 하고 건반을 대충 쳤던 흔적이 너무 심하게 남아있길래, 같은 멜로디로 다시 멜로디를 쳐서 약간 다듬었다. EXS24 음색 중에서 그대로 유지된 게 있는 반면, 아닌 것도 있고, 스페이스 디자이너 설정을 못 불러오는 등의 꼬임도 있고, 오묘한 듯..